오늘 본래 목적지였던 산 주안 데 오메가를 가려했지만 작은 마을이라 닫은 곳도 많고 풀 부킹이라 어쩔 수 없이 한마을 더 걸어 아게스라는곳으로 왔다. 오늘은 비, 바람과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했다. 출발지인 비야마요르 델 리오부터 빌라프란카 까지 강풍이 미친 듯이 불었고 중간중간 비도 많이 왔다. 오늘은 오랜만에 남은 거리가 보이는 표식을 봤다. 무지개도 쌍으로 볼 수 있었다. 이때만 해도 비가 멈출 줄 알았는데 시작을 알리는 무지개쇼였다. 마을마다 물을 마실 수 있는 수도가 꼭 있다. 이곳에서 항상 물을 채우고 간다. 진짜 목이 마를 땐 이렇게 반가울 수가 있을까? 이 마을을 지나서 산행이 시작된 것 같다. 동시에 비바람도 시작된 것 같다. 모든 길은 진흙탕으로 바뀌고 있고 오늘 가볍게 가려고 하필 트래..
오늘의 순례길 느낀 점 '깝치지 말자' 이틀 연속 30킬로를 걸어보니 조금 더 걸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같이 동행하던 형, 누나와 40km 제안을 했더니 콜 하여 시작된 오늘의 42km 걷기였지만 실패하고 38킬로 마을에서 퍼졌다. 등이 많아 이쁜 나헤라 다리. 이때만 해도 어제 잠도 많이 자고 오랜만에 치즈피자도 먹고 하여 체력이 빵빵해진 상태였다. 오늘의 일출은 구름이 잔뜩 껴있어 정말 붉은 아침으로 시작했다. 일몰땐 가끔 봤지만 일출에 이런 건 처음 본 것 같다. 물론 평생에 아침에 일어나서 일출을 보는 일 자체가 많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다. 오늘 날씨도 엄청 좋았고 기분도 좋고 길도 좋은 하루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오늘 40km 충분히 갈 줄 알았다. 저 암스테르담 아저씨와 잠시 얘기를 하며 갔..
로그로뇨에서 부르고스까지 가기 위한 여정시작이다. 그중 첫날인 오늘은 29km로 제일 긴 코스다. 거의 평지 위주라 힘든 건 덜 했지만 그래도 지겨운 코스긴 하다. 로그로뇨 도시를 벗어나는데 1시간 정도 걸린 것 같고 도시 끝에 있는 공원부터 도시를 아예 벗어나는 데는 10km 정도 걸어 나온 것 같다. 도시가 크니 벗어나는 시간도 만만치 않다. 순례길 어디를 가도 볼 수 있는 이정표. 이것만 있다면 구글맵도 필요 없다. 순례길 다니면서 핸드폰 구글맵을 거의 안 본 것 같다. 가끔 얼마나 남았나 볼 때나 알베르게 찾을 때만 열어본다. 조금 더 가나 보면 나무가 엄청 심어져 있는 길도 있다. 조용하고 한쪽귀에 이어폰 끼고 노래 들으며 가고 있다. 한참 걷다 보면 첫 번째 마을을 볼 수 있다. 걸으면서 느낀..
오늘은 연박으로 로그로뇨에 머물렀다. 로그로뇨에 하루 더 있어보니 이 도시 사람들은 외부인(순례자)들을 그렇게 반기지는 않는 느낌이다. 다른 도시에서는 눈 마주치면 인사해 주고 좋은 여행 되라고 해주지만 여기는 그런 사람이 별로 없다. 어제 고기파티를 했으니 아침엔 해장라면으로.. 해장맥주와 함께 오늘의 시작 로그로뇨는 이 양송이 타파스가 유명하다 하여 먹어보러 왔다. 빵 위에 양송이 3개 작은 새우가 꽂혀있다. 누구나 다 아는 맛이다. 어제 고기 구워 먹을 때 있던 양송이가 고깃기름에 해서 그런지 더 맛있는 기분이 들기도.. 로그로뇨에서 유명한 양송이 타파스는 벽화로도 있다. 오늘 비가 온다니 같이 머물던 형이 해준 수제비.. 어제 말로만 수제비 얘기했는데 진짜 하실 줄은 몰랐다. 여기에 삼겹살까지 해..
순례길 9일 차 로그로뇨까지 걷는 코스다. 어제 많이 걸어서 오늘은 20km만 걸으면 로그로뇨에 도착했다오늘도 걸으며 일출을 볼 수 있었다. 이후에는 흐려지긴 했지만 저 때까지는 날씨가 좋았다. 오늘은 그래도 걸을만한 날이었다. 다른 날 보다 힘도 덜 들었고 걷기고 좋은 날이다. 가장 가장자리 포도나무는 순례자를 위해 남겨놓은 포도들이 있다. 시기가 늦어 거의 다 시들고 떨어졌지만 조금 한 포도도 있어 먹어봤다. 알맹이는 작고 씨는 크지만 안에 즙만 먹을 때 당도가 아주 높고 맛있다. 오늘은 생각보다 수월하고 빠르게 걸은 것 같다. 저기 로그로뇨 도시가 보인다. 오늘은 알베르게 말고 호스텔에서 연박할 예정이다. 도착해서 체크인하니 씨에스타에 겹쳐 문 연 가게가 별로 없었다. 연 가게 중 아무 데나 가서 ..
순례길 8일 차 Estella에서 Torres del Río까지 29km이다. 처음엔 Los Arcos까지 가려고 했는데 그러면 내일 27km를 걷게 되니 오늘 고생하고 내일 20km만 걷고 로그로뇨로 들어갈 생각이다. 아이 셋과 순례를 떠나는 가족들도 있다. 9명의 가족들이 순례길을 걷는걸 며칠 째 보고 있다. 아이들만 에너자이저처럼 뛰어다닌다. 아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걷는 이 길은 신기할 따름이다. 에스텔라를 나와 조금만 걸으면 와인농장이 있다. 순례자들을 위한 와인이 이 수도꼭지에서 나온다. 여기 말고도 포도농장이 진짜 많다. 걸으면서 거의 포도나무를 엄청 볼 수 있다. 저 구간을 지나면 지겹도록 평지만 주구장창 몇 킬로나 걸어야 한다. 진짜 따분할 정도로 내 발자국 소리만 들린다. 어느 날 담배..
어느덧 일주일이 지났다. 벌써 7일 차라니 시간은 빠른 거 같으나 나의 길은 아직 많이 남았다. 오늘은 에스텔라까지 21.6km 구간이다. 출발 전 아침으로 먹을 빵을 사고 오늘도 에스프레소 한잔으로 시작했다. 생각해 보니 이곳 빵이 진짜 맛있었다. 오늘 코스는 시작부터 언덕과 내리막의 반복이 계속된다. 마을을 나서자부터 언덕으로 시작해서 내리막길이고 다시 언덕이다 내리막이다. 후반부로 갈수록 지치는 코스 같다. 아침에 일출이 뜨는걸 본건 처음인 것 같다. 계속 아침날씨가 흐리기도 했지만 오늘은 태양 있는 방향이 잘 보인다. 걷다 보면 '이걸 왜 하고 있을까'라는 생각도 간간히 하지만 그래도 하루가 끝나면 뭔가 모를 뿌듯함도 있고, '아 내일도 걸어야 하네'라는 말도 나온다. 이건 나뿐만이 아닌 다른 사..
순례길 6일 차 팜플로나에서 푸엔테 라 레이나까지 24km 여정이다. 하루 쉬고 걸으니 몸이 가벼운 듯 조금 더 힘든 날이었다. 오늘은 그래도 평지가 많은 편이었고 4월에는 유채꽃 밭인 것 같다. 10월의 풍경은 메마른 평원느낌이다. 처음엔 이런 길로 쭉 가고 싶었는데 조금 있다 용서의 언덕이 다가온다. 이곳은 용서의 언덕이다. 유래를 찾아보려 했지만 제각각이다. 이곳에서 팜플로나도 한눈에 보이는 곳이다. 460미터서부터 서서히 올라오는 코스지만 쉽지 않았다. 여기 어딘가 오늘의 도착지가 있을 텐데.. 11km 남았다. 오늘도 지겹게 걷다 보니 나오는 오늘의 공립알베르게. 건물은 이쁜데 안에 시설은 그렇게 좋지는 않은 것 같다. Puente románico de Puente la Reina, 푸엔테는 다..
5일 차 순례길, 오늘은 다리와 발바닥 피로도 줄일 겸 도시에도 온 김에 팜플로나에서 연박하기로 했다. 알베르게는 8시 반에 체크아웃을 해야 하여 짐을 사물함에 넣어두고 12시까지 시내구경을 했다.8시 반에는 문 연 곳이 거의 없다. 대부분 9시에 오픈하며 순례자들을 위한 카페만 몇몇 군대 문을 열었다. 이 시간에는 미화원들이 바닥 물청소나 쓰레기통을 비우는 걸 볼 수 있다. 강아지 산책을 하는 사람을 간간히 볼 수 있고 운동하는 사람도 많다. 아침으로 먹은 왼쪽은 햄치즈, 오른쪽은 감자 케이크..? 와 생오렌지 주스를 먹었다. 아침의 팜플로나는 엄청 고요하다. 할 것 도없지만 이 시기의 스페인 북부는 쌀쌀한 편이다. 팜플로나 대성당이다. 보통은 입장료가 있으나 미사시간에는 무료로 입장가능하다. 9시 반..
4일 차 순례길이다. 오늘은 조금 더 빠른 시간에 출발했다. 일출은 8시 정도인데 7시에 출발했더니 어두컴컴했다. 오늘은 동행 없이 천천히 혼자 걸었다.8시 조금 넘으니 밝아지니 주변 뷰가 보이기 시작한다. 오늘 순례길은 물소리, 새소리, 빗소리와 함께 걸었다. 뭔가 더 여유로운 날인 듯싶기도 하고 아팠던 다리도 괜찮았다.10킬로쯤 걸었을 때 카페서 아침으로 하몽 샌드위치를 머금었다. 이때 안 먹었으면 아마 오늘 팜플로나를 못 왔을지도..팜플로나를 도착했는데 여기서부터 5킬로를 걸어야 공립알베르게가 있었다. 도시만 5킬로도 쉬운 길은 아니다. 오늘의 공립 알베르게이다. 비수기라 그런지 자리는 넉넉하게 있었다점심은 타파스와 맥주로 때웠고, 여기서 만난 한국인들과 오늘은 술 한잔 하기로 했다.삼겹살과 샐러드..
3일 차 론세스바예스에서 쥬비리로 향했다. 어제 피레네산맥을 넘으며 아직 정신 못 차린 다리를 가지고..조식 신청을 해서 웬만한 조식보다 잘 나오는 식사를 먹었다. 사과는 주머니에 넣어 중간에 걸으면서 먹었는데 더 맛있었던 것 같다. 이제 755km 남았다. 어제 본 표지판은 765km였는데 아직 갈길이 멀었다. 걷다 보니 첫 번째 마을이 나왔다. 그래도 오늘은 평지가 많아서 좋았지만 발바닥은 부서질 듯했다. 아마 며칠 지나야 괜찮아지지 않을까 싶다.두 번째 마을에서 카페에 들러 정비를 하며 커피 한잔 마시고 출발했다. 여기서 사과도 같이 먹었다. 이쯤에서 한번 종아리가 아파오기 시작했다. 오늘은 거의 90%는 이런 길로 온 것 같다. 하지만 걷는 내내 비가 오느냐 빗소리 들으며 비 맞으며 넘어왔다.쥬비..
첫날부터 인터넷이 잘 안 되어 이제야 다 올리는 것 같다. 오늘은 피레네 산맥을 넘어가는 날이다. 순례길 중 가장 힘들다는 코스가 아닐까 싶다. 아침 7시에도 어둡고 8시에도 어둡다. 8시에 출발하였고 마을을 벗어날 때쯤 밝아지기 시작했다.조금 올라가다 보니 말이 반겨주고 있다. 여기까지만 해도 할만했는데.. 어디서 보니 오리손까지 엄청 힘들다고 했는데 오리손부터가 진짜 개 힘들었다. 올라오다 보이는 카페에서 모닝커피를 했다. 여기까지도 할 만했다. 약 3시간 정도 걸었을 때인가 너무 힘들어서 뒤를 돌아봤는데 무지개가 보였다. 비가 왔다 멈췄다 하니 무지개를 볼 수 있었는데 이곳부터 정상까지 핸드폰은 꺼내지도 않았다. 국경을 넘어 스페인으로 넘어왔다. 이곳은 정상인데 웃음은 나지도 않고 바람은 사람도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