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부터 인터넷이 잘 안 되어 이제야 다 올리는 것 같다. 오늘은 피레네 산맥을 넘어가는 날이다. 순례길 중 가장 힘들다는 코스가 아닐까 싶다. 아침 7시에도 어둡고 8시에도 어둡다. 8시에 출발하였고 마을을 벗어날 때쯤 밝아지기 시작했다.
조금 올라가다 보니 말이 반겨주고 있다. 여기까지만 해도 할만했는데.. 어디서 보니 오리손까지 엄청 힘들다고 했는데 오리손부터가 진짜 개 힘들었다.
올라오다 보이는 카페에서 모닝커피를 했다. 여기까지도 할 만했다.
약 3시간 정도 걸었을 때인가 너무 힘들어서 뒤를 돌아봤는데 무지개가 보였다. 비가 왔다 멈췄다 하니 무지개를 볼 수 있었는데 이곳부터 정상까지 핸드폰은 꺼내지도 않았다.
국경을 넘어 스페인으로 넘어왔다. 이곳은 정상인데 웃음은 나지도 않고 바람은 사람도 날릴 정도로 불었다. 진짜 힘들었지만 그래도 정상이니 사진 한 장 박제
여기서부터는 계속 내리막길이다. 내리막이라 행복했지만 올라오면서 체력을 다 소모하여 내려가는 거 자체도 너무 힘들었다.
거의 다 내려올 때쯤 소 한 마리가 길막을 하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사진을 찍으니 좀 화도 낸다. 저 눈빛만 봐도 내가 질 것 같은데.. 이제 숙소가 별로 남지 않았다 내려가면서 오늘의 알베르게가 계속 보이는데 계속 걸어도 도달되지 않는 도착지랄까..
드디어 알베르게로 왔다. 이곳은 수도원으로 알고 있다. 숙박과 저녁, 조식까지 31유로이다. 아주 만족스러운 가격이다.
저녁은 스타터는 파스타, 메인은 돼지고기 안심구이였다. 감자가 더 맛있는 건 기분 탓일까.. 디저트와 와인도 준다.
자기 전에 나오니 별이 몇 개 보여 오늘의 마무리 사진이다. 내일은 수비리로 넘어간다. 약 20킬로 여정인데 내리막길이 많아 오늘보단 수월할 듯싶다.
오늘 1600미터까지 걸어 올라가면서 여길 왜 왔을까 라는 생각을 몇 번을 한 거 같다. 하지만 중간중간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과 동물들을 볼 때마다 다시 접어들었다. 물론 지금 내 다리는 온 갓 알 배긴 듯 아파 죽겠지만 며칠 걷다 보면 익숙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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