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길 8일 차 Estella에서 Torres del Río까지 29km이다. 처음엔 Los Arcos까지 가려고 했는데 그러면 내일 27km를 걷게 되니 오늘 고생하고 내일 20km만 걷고 로그로뇨로 들어갈 생각이다.
아이 셋과 순례를 떠나는 가족들도 있다. 9명의 가족들이 순례길을 걷는걸 며칠 째 보고 있다. 아이들만 에너자이저처럼 뛰어다닌다. 아이부터 노인까지 누구나 걷는 이 길은 신기할 따름이다.
에스텔라를 나와 조금만 걸으면 와인농장이 있다. 순례자들을 위한 와인이 이 수도꼭지에서 나온다.
여기 말고도 포도농장이 진짜 많다. 걸으면서 거의 포도나무를 엄청 볼 수 있다.
저 구간을 지나면 지겹도록 평지만 주구장창 몇 킬로나 걸어야 한다. 진짜 따분할 정도로 내 발자국 소리만 들린다.
어느 날 담배를 피우고 있는데 옆에서 같이하던 네덜란드 사람이 나보고 한국사람은 왜 이렇게 많냐고 물어봤었다. 네덜란드사람은 자기 혼자인데 한국인은 열몇 명씩 보인다. 이유가 뭐냐?
질문에 대한 답이 뭘까 생각해 봤다. 요즘에는 종교적 의미보단 버킷리스트라 와보는 사람이 더 많지 않을까?
나도 물론 버킷리스트였지만 최근에는 그냥 아무 생각 없이 걷고 싶어서 온 것 같다.
한참을 길만 보고 걸었을 때였나 오아시스 같은 푸드트럭이 나타났다. 오늘의 아침 겸 점심을 여기서 먹고 30분 정도 쉬고 다시 출발했다.
원래 목적지였던 로스아르코스다. 여기서 잤었어야 했는데 내일 편하자고 도박을 했다. 산솔까지 가서 알베르게를 구하려 했지만 풀부킹으로 다음 마을인 오늘의 도착지 또레스 델 리오까지 걸어왔다. 로그로뇨에서 나헤라도 29km인데 그날도 오늘처럼 발바닥이 불타는 날일까?
내일은 두 번째 대도시인 로그로뇨로 들어간다. 여기서는 약 20km고 평소처럼 간다면 점심쯤 도착하지 않을까 싶다. 연박을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빨리 대도시로 가고 싶은 날이다.
8일 차 또레스 델 리오까지 총 142km
'산티아고 순례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산티아고 순례길 10일차 - 로그로뇨2 (0) | 2023.10.27 |
---|---|
산티아고 순례길 9일차 - 로그로뇨 (2) | 2023.10.26 |
산티아고 순례길 7일차 - 에스텔라 (1) | 2023.10.24 |
산티아고 순례길 6일차 - 푸엔테 라 레이나 (0) | 2023.10.23 |
산티아고 순례길 5일차 - 팜플로나2 (6) | 2023.10.22 |
일상,여행 경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