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본래 목적지였던 산 주안 데 오메가를 가려했지만 작은 마을이라 닫은 곳도 많고 풀 부킹이라 어쩔 수 없이 한마을 더 걸어 아게스라는곳으로 왔다. 오늘은 비, 바람과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했다.
출발지인 비야마요르 델 리오부터 빌라프란카 까지 강풍이 미친 듯이 불었고 중간중간 비도 많이 왔다. 오늘은 오랜만에 남은 거리가 보이는 표식을 봤다.
무지개도 쌍으로 볼 수 있었다. 이때만 해도 비가 멈출 줄 알았는데 시작을 알리는 무지개쇼였다.
마을마다 물을 마실 수 있는 수도가 꼭 있다. 이곳에서 항상 물을 채우고 간다. 진짜 목이 마를 땐 이렇게 반가울 수가 있을까?
이 마을을 지나서 산행이 시작된 것 같다. 동시에 비바람도 시작된 것 같다.
모든 길은 진흙탕으로 바뀌고 있고 오늘 가볍게 가려고 하필 트래킹화를 신었는데 이 순간부터 다 젖었다. 점점 발은 아파오고 원하던 마을엔 방이 없고 지쳐갈 때 이전에 만난 한국인 친구를 만나서 그나마 다음마을까지 같이 걸으니 아픔도 잊어지고 잘 도착했다.
3일 치를 2일로 당겨왔더니 그동안 봤던 한국인이 다 모여있었다. 반가운 얼굴도 있고 길 잃은 어린양 이끌어주는 친구도 있고 좋은 마무리다.
오늘 저녁은 피자와 스파이시포테이토다. 오늘 부족한 당은 콜라로 채웠고 잘 안 잘리는 롤러로 슥슥 잘라먹었다. 오늘 마무리하고 이제 침대에 누워서 오늘의 일기를 쓰는 중이다.
내일은 대도시인 부르고스로 들어가는 날이다. 코인세탁방 가서 빨래도 좀 하고 다시 정비를 해야겠다.
13일 차 아게스까지 총 261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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