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난이도로 보면 2번째로 힘들다는 날이다. 20km를 걷고 8km 등산하는 날이다. 먼저 간 사람한테 물어보니 등산이 힘들었다고 하여 걱정이 조금 됐는데 생각보다 갈만 했다.
이제 짐도 어느 정도 정리된 것 같고, 생장에서 제일 저렴하게 산 스틱도 잘 모셔오다 이제 보내줄 때가 된 거 같아 알베르게에 기부하고 출발했다. 등산이라 스틱을 챙길까 고민했지만 짐이 될 것 같아 보내줬다.
출발할 때도 비가 올 것 같아 걱정을 했지만 비는 거의 맞지 않은 날이다.
스페인하숙 촬영지인 알베르게. 건물은 멋진 것 같은데 평이 안 좋다는 게 아쉽다.
순례길을 걸으며 터널을 처음 본 것 같다. 우리나라 같으면 산이라면 다 뚫어버렸을 텐데 여기는 산길을 뺑뺑 돌면서 도로를 만들어 놓은 데가 많다. 이 동네 와서 산이 많아서 그런지 터널을 여러 개 봤다.
지나가다 보니 바에서 주인아저씨가 밤을 삶아와서 나눠주었다. 다 맛있진 않았지만 그래도 먹으면서 걸었다. 오늘 등산보다 20km 걷는 게 더 힘들었던 것 같다. 20km 구간 마을에서 30분 정도 빵이랑 음료 마시며 휴식하다 등산을 시작했다.
올라가다 보니 느낀 건데 내 체력이 엄청 좋아졌다는 게 느껴졌다. 산을 오르는데 숨은 조금 차지만 예전에 산을 갈 때와 다르게 슥슥 걸어 올라갔다. 한 700미터 정도 등산하는 날인데 2시간 정도 걸린 것 같다.
산을 걷다 보니 레온을 벗어나 이제 마지막 지방인 갈라시아 지방으로 넘어왔다. 순례길 표시도 갈라시아로 표시되어 있었다.
정상을 가니 사진으론 안담기지만 정말 뷰가 끝내줬다. 오늘 목적지엔 알베르게가 하나뿐인데 만남의 광장처럼 그동안 봤던 사람들이 다 모여있었다.
갈라시아지방은 문어요리인 뽈뽀가 유명하다. 문어숙회에 올리브오일과 무슨 가루인진 모르겠는데 짭조름한 가루가 뿌려져 있다.
오늘 순례자 메뉴는 갈리시아 수프와 돼지고기 립이 나왔다. 시래깃국 같은 비주얼인데 추운 날 따뜻하게 몸 녹이기 좋고 맛도 있었다. 돼지고기는 살은 별로 없고.. 질기고.. 양념도 없고 그냥 그런 맛...🫠
내일은 하산하는 날이고 이제 산은 끝이다. 끝이 보인다..
28일 차 오 쎄브레이오까지 총 617.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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