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스페인 하숙 촬영지로 알려진 빌라프랑카 델 비에르조라는 마을을 가는 날이다. 24km 정도인데 대부분 평지라 여유롭게 걸어갔다.
이제 순례길 완주까지 8~9일 정도 남았다. 내일 산만 잘 넘어가서 사리아까지만 가면 편안한 마무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리아부터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지 모르겠지만 순례길 최소 인증거리가 사리아부터라고 하니 비수기여도 순례자가 많이 늘어날 것 같다.
오늘은 오랜만에 파란 하늘을 보며 걷는 날이다. 햇빛도 쨍쨍하고 날도 따뜻하여 걷기 좋은 날이었다. 비 와서 안 찍던 사진도 오랜만에 찍고 걸었다.
드디어 200구간이 깨졌다. 산 넘고 사리아 가면 순식간에 100km 구간이 나오겠지만 일단 앞자리가 바뀐 게 좋다. 처음에 700대 볼 때만 해도 '이제 시작이구나', '언제 걸어가지..'라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어느새 100대로 들어섰다.
500부터 300까지는 순식간에 지나간 것 같다. 일일 걷는 거리도 짧은 편이었고 하루하루가 빨리 지나갔다. 오늘은 어제의 피로가 누적돼서 그런가 아스팔트만 걸어서 그런가 축 처지는 하루였다.
걷다 보니 드디어 오늘의 목적지 빌라프랑카 델 비에르조가 보인다. 스페인 하숙 촬영 했던 알베르게는 평도 안 좋기도 하지만 문도 닫았다. 멀리서 보는 마을은 푸른 회색빛의 지붕과 하얀 벽들이 이쁘게 잘 어울려져 있는 마을이다.
오늘 숙소인데 리조트처럼 멋있는 숙소였다. 알베르게는 아니고 호스텔과 호텔의 사이정도 일듯 싶다. 오늘은 일요일이라 문 연 가게도 찾기 힘들 듯하여 레스토랑이 있는 숙소로 찾았는데 이런 멋진 숙소였다.
침대 매트리스도 단단하고 이불이 따뜻하니 너무 좋았다. 일단 씻고 이불속에서 낮잠을 푹 잤다.
27일 중 가장 좋은 숙소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편하고 좋았다.
여기 직원이 정말 친절하다. 볼 때마다 괜찮나 물어봐주고 한글로 된 메뉴판도 프린트해 주고 여기서 순례자 정식을 먹었는데 그동안 먹은 순례자 정식 중 제일 맛있던 것 같았다. 14유로가 아깝지 않은 코스였다. 자려고 들어갈 때도 세 번이나 굿나잇 해준 직원 😄
내일은 순례길 중 마지막 등산을 하는 날이다. 20km 걷고 나머지 8킬로가 등산으로 알고 있다. 오늘 낮잠도 자고 저녁도 잘 먹었으니 내일은 오늘 떨어졌던 체력 충전이 다 될 듯싶다.
27일 차 빌라프랑카 델 비에르조까지 총 587.4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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