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차 순례길
오늘은 새벽에 온 비 때문인지 오전 내내 안개가 자욱했다. 비가 더 오기 전에 빠르게 걷기 시작한 날이다.
오늘은 배낭 이야기를 조금 해보자면 최근 2-3일 갈비뼈와 가슴이 눌리는 듯하고 통증이 있었다. 오늘 그 이유를 알았는데 며칠 전 배낭 아래쪽 조이는 부분이 있었는데 부피를 조금 줄이고자 꽉 조였었다.
근데 그게 통증의 원인이었다. 아래가 조여지면서 가방 끈의 전체 길이가 작아진 것이었다. 처음엔 처음이랑 무언가 다른 듯 한 기분이었는데 날이 갈수록 가방은 더 무거워지고 통증 생겼다. 오늘 걷다 그 끈을 풀어보니 통증이 싹 사라지고 가방도 다시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12km 구간에 나온 바에서 에스프레소와 도넛 몇 개를 먹고 휴식을 취했다. 다음 마을까지 거리가 8킬로 정도 되니까 여기서 20분 정도 휴식하고 다시 출발했다.
드디어 300km 구간이 깨졌다. 이번 일주일이 아마 처음 이후로 제일 힘든 일주일이 될 것 같다. 2번의 등산과 하산이 있고 거리도 꽤 된다. 그 이후 사리아부터는 마무리까지 쉬엄쉬엄 갈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비가 조금 많이 오면 지붕아래 스톱하고 간다. 오늘 같은 경우는 비가 와도 오래 오는 경우가 많지 않아 쉬다 가면 된다.
오늘은 알베르게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크리스피 치킨버거를 시켰다. 냉동치킨을 조금 튀겨온 기분이지만 배고파서 맛있게 먹긴 했다.
이 마을엔 갈만한 알베르게가 두 군대 정도 있는데 이곳과 바로옆에 있는 알베르게다. 2유로 차이로 여기가 더 비싼데 외관으로 보면 많은 차이가 있다. 그래도 시설도 좋고 물도 잘 나왔다.
저녁에는 비비큐립을 시켜 먹었는데 세상 고기가 부드러웠다. 여기 와서 먹은 고기 중 제일 맛있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였다.
내일은 아스토르가까지 24km 정도다. 내일도 비가 올 수 있으니 빠르게 가야 할 듯싶다.
23일 차 산 마르틴 델 까미노까지 총 487.1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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