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제 계획한 대로 38km를 달린 날이다. 사실 이전에 38km에서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있어 걱정을 하긴 했는데 그때보다 체력이 좋아진 건지 아님 다른 날씨 때문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수월하게 도착했다.
약 8시간을 걸어야 하기 때문에 평소보다 일찍 출발했다. 7시쯤 출발하여 1시간가량은 핸드폰 플래시로 이동했다. 10km쯤 걸으니 밝아지기 시작했다.
평소엔 10km 걷고 휴식했지만 오늘은 최대한 많이 가기로 했다. 사실 바가 있으면 쉬려고 했는데 첫 번째 바가 18km에 나와버려서 첫 휴식을 절반을 가서 했다.
이제는 산티아고 표시판도 보이기 시작한다. 정말 다와 가는 것 같다. 15km 정도 남았을 때인가 생각 못한 등산하는듯한 작은 언덕이 있었지만 속도를 줄이지 않고 계속 갔다.
10km...
5km.. 이쯤부터 산티아고 도시가 보이기 시작했다. '진짜 이제 다 왔구나'라는 생각으로 더 열심히 걸은 것 같다.
도시에서만 거의 4km 정도 걸으니 오늘의 목적지인 산티아고 대성당 광장에 도착했다. 누구는 도착하면 눈물이 난다는데 나는 웃음만 난 것 같다.
관광객도 많지만 지금 도착하여 기념사진이나 반가운 사람들을 만나 인사도 하고 같이 사진도 찍었다.
나도 첫날에 같이 출발하여 많이 알려준 동생이 먼저 도착해 있다 하여 불러서 인사하고 사진도 찍었다. 길어 보이게 잘 찍어준 것 같다 ㅋㅋㅋ
조금 옆으로 가면 순례자사무소가 있어 인증서를 받을 수 있다. 기본 인증서와 3유로를 추가하면 거리 인증서를 받을 수 있다. 779km... 다시 이 거리를 걷는 일이 있을까..
내일도 다른 친구들이 걸어올 예정이라 마중 나가서 같이 사진 찍고 인사할 예정이다. 오늘은 숙소를 예약하고 냄새나는 모든 옷들을 세탁하고 KFC에서 치킨을 먹고 들어와서 이제 오늘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생장에서 34일.. 걸은 날은 33일 만에 끝났다. 한 달 조금 넘는 기간으로 순례길을 경험해 봤는데 처음에는 해보고 싶어서 왔지만 걸으면서는 '내가 이걸 왜 걷고 있을까?'라는 생각을 제일 많이 했다. 답을 찾진 않았지만 걷는 동안은 아무 생각 없이 걸을 수 있고 스트레스받는 일도 없는 한 달이었다. 다시 순례길을 걸을 날이 있을지는 지금은 모르겠지만 한 번쯤은 해봐도 나쁘지 않은 경험인 것 같다.
34일 차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총 779km 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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