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례길 18일 차
오늘은 15km만 가면 되는 짧은 코스다. 더 걸을 수 있지만 다음 마을이 17km 뒤에 있기도 했고, 빨리 들어가 빨래와 긴 휴식으로 레온까지 잘 달려가려고 한다.
어젯밤에 담배를 피우러 나왔는데 하늘에 별이 엄청 보였다. 평소에도 별 보는 걸 좋아해서 추웠지만 꽤 오랫동안 보다 들어온 것 같다. 위에는 천체모드를 켜고 한번 찍어봤다. 아래는 야간사진으로 찍은 거다.
오늘은 호스텔 조식으로 먹었다. 토스트에 오렌지주스, 커피로 먹고 출발했다.
오늘 길은 15km 내내 직진이다. 꺾는 구간도 없고 두 갈래 길도 없이 오로지 하나의 길로 직진뿐이다. 지겨울 정도로 같은 풍경에 강풍만 불어왔다.
오늘 하늘은 엄청 푸른 하늘이다. 구름은 빠르게 지나가고 차가운 바람만 몰아친다. 계~~ 속 걷다 보면 10km 지점의 시르가라는 마을이 나왔다. 바람도 너무 매섭고 쉴 때도 된 것 같아 마을의 bar를 찾아갔다.
스페인 돼지튀김인 토레스노인가 그렇다. 뭔가 먹아본 맛이지만 맛있는 맛이다. 먹다 보면 기름 계속 나와 많이 느끼해진다. 콜라와 함께 먹었는데도 입안의 느끼함은 가시지 않았다.
어디서 봤을까.. 10월 가을에 순례길을 가면 좋은 계절이란 걸 본 것 같다. 누가 그랬을까.. 10월 중순부터의 스페인 북부는 춥다. 처음 피레네 넘는 주를 제외하면 아침에 다 추웠다. 부르고스를 지방은 바람도 엄청나다. 10도지만 바람맞으면 체감온도는 5-6도밖에 안될 것 같다. 내 생각엔 덥고 사람이 많아도 여름 순례길이 걷기 좋고 풍경도 이쁠 것 같다.
쉬다 한참 걷다 보니 오늘의 목적지인 까리온 데 로스 꼰데스가 저 멀리 보였다. 여유 있게 걸어서 3시간 30분 정도 걸린 것 같고 힘들지 않아 좋았다.
오늘의 알베르게는 수녀님들이 운영하는 곳이다. 시설도 깨끗하고 관리도 잘 된다고 들었다. 10유로고 침대는 1층짜리 침대로 되어있다.
남자와 여자의 방을 나눠주는 것 같은데, 커플이나 동성끼리 온 경우 남자방 보단 여자방으로 몰아넣는 것 같다. 내가 지내는 방은 남자들로 되어있다.
오늘 저녁은 닭날개와 계란 샐러드 그리고 감자... 감자는 모든 음식에 나온다. 간도 안 된 그냥 튀긴 감자.. 닭날개를 포함 누구나 아는 맛이다. 짭조름하니 맛있다. 그나마 양에 비해 저렴하게 먹었다.
먹고 들어와서 오늘을 마무리하고 내일을 준비 중이다.
17일 차 까리온 데 로스 꼰데스까지 총 367.7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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