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티아고 순례길을 가기 전 이야기이다. 순례길을 가려고 마음먹은 2월부터. 0.1톤 몸뚱이를 가지고 완주할 자신이 별로 없었다. 살도살이고 평소에 걷기 자체를 안 하던 내가 800km를 걷는다 생각하니 걱정이 되어 2월부터 조금씩 걷기 연습을 시작했다.
처음엔 체력을 올리기 위하여 런닝을 2달 정도 했었는데 그 기간에는 몸무게가 95kg까지 한 달도 안 돼 7kg가 감량되었다. 하지만 무릎도 아프고 체력적으로 너무 힘들어 걷기로 대체하여 준비 중이다.
하루 5km씩 걷거나 뛰기를 하였으며 9월 하루전인 오늘은 87kg까지 빠졌다. 인바디 결과만 봐도 아직 비만이나 과체중이지만 많이 빠진 게 눈에 띄게 보인다. 2년 전 인바디 때보다 올해 2월에는 더 게을러져서 102kg까지 증가했으니 얼마나 돼지였나?
그보다 놀라운 사실은 얼마나 평소에 움직임이 없었으면 먹는량은 동일한데 몸만 움직였다고 10kg 이상이 감량될 수 있는가이다. 100kg가 70~80kg인 사람보단 다이어트가 쉽다는 건 알고 있지만 이렇게 잘 빠질 줄은 몰랐다. 순례길이 아니었으면 이렇게 걷기 생각도 안 했을 것이고 나에게 100kg 미만의 몸무게도 언제 올지 모르는 일이었다. 나의 버킷리스트인 순례길이 나에게 건강을 선물로 주고 간 것 같다.
만년 고질병인 목과 허리 통증도 많이 줄었고 몸도 가벼워진 느낌이 든다. 사실 몸이 가볍다? 이 느낌은 크게 없지만 뛸때 확실히 다르다. 바지에 벨트도 점점 한 칸식 줄여서 채우게 되고 옷 사이즈도 1개씩 줄었다. 걷기도 꾸준히 하면 조금씩 몸의 변화가 있을 수 있다. 요즘 느끼는 건 그동안 식단을 하지 않고 먹고 싶은 거 먹고 비 오면 운동도 안 가고 했지만 지금의 몸무게부터는 식단도 병행돼야 더 빠질 것 같다.
하지만 내 목표는 다이어트가 아닌 건강한 돼지라 식단을 별도로 하진않을 것이다.
운동하면서 처음으로 등산도 가보고 했는데 올라갈때 욕하고 포기하고 싶은 마음을 산 정상에서 바라보면 언제 그랬나? 싶을 정도로 싹 날아간다. 회사에서 받던 스트레스도 운동을 하고 나면 풀리는 경우도 많았다. 지금은 퇴사하고 아무 스트레스 없이 운동하다 보니 조금 지루할 때가 많다. 그래도 앞으로 1달가량 더 걷기연습 후에 순례길을 떠날 예정인데 몸관리 잘해서 완주를 꼭 하고 싶은 마음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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